나를 잊지말아요 9.Finding The Lagrangian Point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한 일이다.


내가 머나먼 땅 미국에서 그것도 미국 여자와 단둘이 데이트를 한다는 것을


그날 밤, 난 어설픈 데이트 신청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워서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어떤 이야기들을 좋아할까? 음악? 영화? 취미는? 음식은?"


그렇게 내 머릿속에는 그녀에 대한 궁금증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Wurstküche, from Yelp)


그렇게 다음날이 되고, 난 약속 장소였던 2222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도착하였다.


"우리 어디로 가서 밥 먹을까?" 그녀가 나에게 물었다.


난 순간 머릿속으로 "보통 처음 만나면 남자가 좋은 레스토랑 데려다주고 그러지 않나?


근데... 내가 여기에 아는 데가 하나도 없는데... 어짜지 어짜지 (어떡하지)"만 속으로 외치고 있었다.


그렇게 안절부절 하던 나의 모습을 그녀가 눈치챘는지 


"Venice 바닷가 근처에 독일 소시지 레스토랑에 동생이랑 동생 남자친구랑 같이 가 본 적 있는데 그 곳 음식점 괜찮았어! 거기로 갈래?" 


나에게 제안을 하였다. 


난 생각할 필요도 없이 "Sounds good!" 외쳤다.


당시 난 차가 없어 버스로 학교와 집을 왔다 갔다 했기 때문에 그녀의 차를 타고 난 독일 소시지 레스토랑으로 가고 있었다. 


난 한참을 차 안에서 생각했다. 


'내가 전에 여기 와 봤는데 어떤 어떤 게 맛있더라 같이 여기로 한번 가자! 그리고 내가 차로 대려다 줬어야 하는데... 많이 실망했겠지?' 


또한 난 차안에서 가끔 그녀에게 "이번 주 물리학 숙제 다했어?","물리학 시험준비는 잘 되 가?" 등등 수업에 관한 질문만 음식점에 도착하기 전까지 하였다. 


왜 그렇게 그 날따라 20분이면 가는 거리가 유달리 더 멀게만 느껴졌는지...


그렇게 우린 독일 소시지집에 도착했고, 주문을 어떡해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던 나를 대신해 그녀가 음식 주문도 해주고 음식 나오길 기다리면서 난 어떤 이야기들로 그녀와 함께 대화를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맛있는 소시지가 나오고 우리는 자리로가서 소시지를 먹기 시작했다.

(Wurstküche, from Yelp)


당시 난 가끔 외국 사람들을 만나면 일제 강점기 시절의 위안부 문제와 민간인 학살에 관한 이야기들을 조금이나마 알리고 싶어 종종 그런 슬픈 역사 이야기들을 하곤 하였다. 


그래서 속으로 '난 한국인이니 가장 잘 아는 한국에 관해서 이야기를해야겠다' 마음먹고 한국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그녀는 큰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며 아무런 말 없이 나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리고 나의 이야기가 끝나자 그녀는 우리 아르메니아도 그런 한국과 비슷한 아픈 역사가 있다고 하며 터키 정부에 의해 아르메니아인들이 대량 학살된 슬픈 역사 이야기를 해주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기독교를 국교로 지정한 나라 아르메니아 그리고 그 주위의 무슬림 나라들 그런 이유와 시대적 상황에 의해 아르메니아의 대학살(Armenians Genocide)은 터키 정부 에의해 공식적으로 150만 명의 무고한 아르메니아 사람들이 죽임을 당한 대사건이다. 또한 일본 정부의 형태와 마찬가지로 아직 터키정부는 우리가 아르메니아인들에게 학살한 적 없다고 말하며 그 어떤 사과조차 하고 있지 않다. 나중에 다시 한번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의 비슷한 슬픈 역사로 우린 서로의 공감대를 찾아가고 있었다.


(LA에서 촬영한 뮤직 비디오 나의 양말이 돋보이는 사진이다)


조금씩 대화에 자신감이 붙은 나는 지난 방학 동안 내가 알고 있던 친한 영화감독 형과 함께 뮤직비디오 그리고 몇몇 TV 광고 촬영하는 것을 도와준 이야기와 그때 촬영했던 뮤직비디오를 보여주기도 하였고, 그러자 그녀는 그녀의 동생의 남자친구가 영화배우이며 그녀의 동생과 그 남자친구가 단편영화 촬영 중 처음 만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해주며 나는 조금씩 새로운 그녀의 삶과 모습들을 발견하고 그녀에게 더욱더 가까워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었다.


비록 어설픈 데이트 신청과 그 날의 첫 데이트였지만 그 어느 때 보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깊은 대화를 할 수 있었고 더 많이 친해지게 되었다. 


그렇게 그녀는 나의 아르메니안 곰이 되었고 첫 데이트 이후, 우리는 학교에서 매일 같이 2222에서 공부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중간고사가 끝나고 난 어설픈 데이트 신청과 첫 데이트를 만회하고 싶은 마음과 내가 엘에이에서 자주 가던 곳을 그녀와 같이 가고 싶다는 생각에 그녀에게 한 번 더 데이트 신청을 하였다.


하지만 데이트 하기로 약속했던 그 날 약속장소에 그녀는 아무리 기다려도 나타나질 않았다...



Movie for you


오늘은 영화 한 편 소개해드리고 싶네요. 위에서 언급한 내용인 아르메니아 대학살을 배경으로 한 영화 "The Promise" 


작년에 나온 이 영화에는 배트맨 역으로 유명한 크리스찬 베일도 나와요. 시간 되시면 한번 감상하시라고 추천해요! ^^




이 꽃의 이름은 Forget-Me-Not 잊지 말아 달라는 꽃말의 꽃이다. 한국어론 물망초.


아르메니아 대학살로 희생된 사람들을 잊지 말아 달라는 아르메니아 사람들의 염원이 담긴 꽃이다.


그러고 보니 한국 날짜로 4.3사건이 일어난 지 70년이 되는 해이다.


이 세상 모든 잘못된 학살로 희생당한 그들의 희생을 잊지 않으며...


If you enjoyed this story, please make the  at the bottom of the page.


↓ Mr. & Mrs. 코알라의 Physics in Love의 시작 ↓

Mr. 코알라

Mr. & Mrs. 코알라의 '킨포크 라이프' in 포틀랜드

    이미지 맵

    이야기/사랑의 물리학 (Physics in Love) 다른 글

    이전 글

    다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