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을 넘긴 나 그리고 다른 2명.
어느날 술자리에서 이야기로 시작된 어떠한 준비도 계획도 연습도 없었던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에서 광양만까지
약 2주간의 220km의 ‘섬진강 도보 여행’
가방속 지도 한장과 옷 몇벌만 준비한채
우리는 첫날부터 데미샘을 찾아 끝이 안보이는 어딘지 알수 없는 산속 오르막길을 하루 종일 걸었고,
매일 잠잘곳을 찾아 근처 교회, 마을회관 그리고 경찰서를 돌아다녔고,
태풍으로 길이 물에 잠겨 조심스레 비바람을 맞으며 길을 건너기도 하였다.
그렇게 힘들고 불편함과 어려움을 마주한체 계속되던 여행중,
시간이 흐를수록 계속 터지고 또 다시 생기는 발바닥 물집과 같은
육체적 고통 그리고 정신적 한계에 우리는 마주하게 되었고.
결국, 섬진강 끝을 불과 몇km 남겨둔체 버스를 타고 우리의 도보여행은 끝을 맞게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위험하고 준비되지 않았고 무모하게 생각되는
끝을 맺지 못한 실패한 여행으로 생각 할수 있겠지만.
나는 내가 가진 한계와 멈춰야할 순간을 배웠으며, 많은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일상속 작은것들의 소중함을 배울수 있었던,
어떤 준비도 계획도 없었지만 평생 간직할 많은 기억과 가르침을 가져다준 소중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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