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슬픈 저녁노을

포틀랜드

계속되는 고온 건조한 날씨 속 

이곳저곳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산불이 만든 뿌연 연기는 

바람을 타고 푸른 숲 포틀랜드의 맑은 파란 하늘 위로 날아와 

뿌연 회색빛 하늘로 만들어 버렸다.


로스앤젤레스

마치 거대한 주차장처럼 보이는 차들로 꽉 막힌 프리웨이

셀 수 없는 수많은 차는 매연을 하늘로 연신 내뿜어대고

퀴퀴한 매연은 저 멀리 보이는 높은 빌딩 숲의 로스앤젤레스 도심을

뿌연 안개가 되어 감싸버린다.


해가 저물 즈음에

곤지 모양을 한 새빨간 태양 주위로

불그스럼하게 연지로 화장한 새색시 입술같이

아름다운 저녁노을.


산타모니카 해변


대기의 질이 나쁠수록 저녁노을은 더욱 붉고 선명하고 아름답다.

더러울수록 더 아름답다.

아이러니하다.


계속해서 들려오는 캘리포니아 대형 산불 소식.

연일 들려오는 세상 이곳저곳의 무더위 소식.

뜨겁게 타오는 산불처럼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점점 지구가 뜨거워질수록 산불을 계속해서 뜨겁게 타오른다.


어쩌면 나는 지금 붉게 물든 저녁 석양을 통해 아름다운 하늘이 아닌,

새빨간 피를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는 지구의 하늘을 보고 있는지 모르겠다.


Mr. 코알라

Mr. & Mrs. 코알라의 '킨포크 라이프' in 포틀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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